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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Parenting

분노하지 않는 아이들? 부탄과 발리에서 발견한 육아의 비밀

by 해피어스 2025.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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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indful Parent Charlotte Peterson

Peterson, C. (2015). The mindful parent: Strategies from peaceful cultures to raise compassionate, competent kids. Skyhorse Publishing.

 

 

아이를 키운다는 건 세상을 키우는 일입니다

『The Mindful Parent』로부터 배우는 평화로운 육아법

 

아이를 어떻게 키우느냐는 질문은 곧,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Charlotte Peterson 박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40년 넘게 아동 심리학을 연구했고, 미국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세계 여러 평화문화권—티베트, 부탄, 발리 등—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그녀는 그곳에서 아이들이 더 자비롭고, 더 안정적이며, 더 협력적으로 성장하는 비결을 발견했습니다.

 

Peterson의 책 『The Mindful Parent』는 우리가 어떻게 마음챙김과 공감, 공동체의 지혜를 통해 아이를 키울 수 있는지를 안내합니다.


태초의 관계: 애착은 생존이다

Peterson 박사는 “아이의 울음은 단지 피곤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신호”라고 말합니다.


발리에서는 아기를 혼자 두는 일이 없으며, 언제나 품 안에서 돌봄을 받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체로 울지 않고, 고요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기본 신뢰(basic trust)는 아기의 첫 번째 생존 능력이며, 이는 부모의 민감한 반응을 통해 길러진다.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자율성과 유아기

유아기가 되면 아이는 세상과의 ‘거리’를 배우며 자율성을 키워나갑니다. 이때 아이의 ‘No!’는 독립성을 향한 첫걸음이자 건강한 표현입니다.

 

Peterson은 “아이의 거부는 문제 행동이 아니라 성장의 신호”라고 강조합니다.

 

그녀는 티베트와 부탄의 부모들이 어떻게 화내거나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아이의 감정을 관찰하고, 이름 붙이고, 기다려주는지에 주목합니다.

 

 

티베트: 화내는 아이에게 “가만히 함께 앉아 있기”

Peterson은 티베트에서 관찰한 사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아이가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리자, 어머니는 아이에게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아이 옆에 앉았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말없이 숨을 고르며 기다렸고, 몇 분 후 아이는 스스로 울음을 멈추고 엄마 품에 안겼습니다.

 

 부모는 행동을 바로잡으려 하기보다 감정이 다 지나가도록 '함께 머무는 존재'가 됩니다. 이는 아이가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안전감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부탄: 분노 표현을 막지 않고 “이름 붙이기”

부탄의 부모들은 아이가 짜증을 내거나 던지는 행동을 했을 때, 즉각 훈계하지 않습니다. Peterson에 따르면, 한 어머니는 다음과 같이 반응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블록을 집어 던지자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 지금 속상하고 화났구나. 엄마도 그런 기분 느껴본 적 있어.”
아이는 눈물을 멈추고 엄마 얼굴을 바라봤습니다.

 

감정을 이름 붙여주는(labeling) 이 행위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게 돕는 핵심적 훈련입니다. 부탄에서는 이런 감정 교육이 일상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통제 대신 기다림: “No!”라고 말할 자유

Peterson은 “아이의 ‘아니야!’라는 말도 존중받는다”고 전합니다.


예를 들어 부탄에서는, 아이가 어떤 활동을 거부할 때 다음과 같은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부모는 강제로 끌고 가지 않고, 조용히 이유를 설명하거나 한 발 물러나 기다립니다.
“괜찮아. 네가 준비되면 말해줘.”라는 말이 자주 쓰입니다.

 

이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키우는 중요한 기반이 되며, 타율적인 복종이 아닌 자율적 협력을 유도합니다.

 


 Time-out 대신 Time-in: 훈육의 재정의

미국식 양육에서 흔히 사용하는 Time-out(잠깐 격리)은 때로는 아이를 관계로부터 분리시키는 벌처럼 작동할 수 있습니다.

 

Peterson은 그 대신 Time-in을 제안합니다.

 

Time-in이란, 아이가 문제 행동을 했을 때 혼자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감정을 들여다보고, 표현하고, 조절하는 시간입니다. 이 방식은 단순한 제재가 아니라 자기 조절력과 감정 인식을 기르는 교육입니다.

진정한 훈육이란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는 것이다.


아이의 감정, 들려주고 말해주기

평화문화권의 부모들은 아이가 감정을 표현할 때 “조용히 해” “울지 마”라는 말보다, “속상했구나”, “화가 났어?”와 같이 감정을 이름 붙이고 공감해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는 아이의 뇌에서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우는 핵심 조건입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것은 아이가 그 감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감은 마음챙김 육아의 핵심이다.

 

감정은 무조건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바라보고 알아차릴 대상이라는 관점입니다.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 공동체의 지혜

Peterson이 발견한 또 하나의 큰 차이는 “부모가 혼자 아이를 키우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부탄과 티베트, 발리 등에서는 조부모, 이웃, 친구 모두가 육아에 자연스럽게 참여합니다. 아이는 다양한 어른들과 관계를 맺으며 자라고, 부모는 과도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부탄에서는 양육이 공동체의 일입니다. 육아는 개인의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공동체 기반 양육은 오늘날 고립된 부모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부모의 자기돌봄: 당신이 먼저 평화로워야 해요

마음챙김(mindfulness)은 아이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부모 자신이 평정과 여유를 회복할 때, 아이에게 안정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Peterson은 다음과 같은 마음챙김 실천을 제안합니다:

  • 하루 5분 호흡명상
  •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알아차리기
  • ‘지금-여기’에 있는 몸 감각 느끼기

빈 컵에서는 아무것도 따를 수 없습니다.
마음챙김은 우리가 즉각 반응하는 대신, 의식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성적보다 중요한 것: 교육의 재정의

책 후반부에서 Peterson은 ‘똑똑한 아이’가 아닌 ‘자비로운 아이’를 키우는 교육을 강조합니다.

 

부탄의 행복지수 교육, 핀란드의 놀이 중심 교육 등을 예로 들며, 아이에게 경쟁보다 협력, 외적 성공보다 내면의 성숙을 우선하는 교육 철학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부탄의 ‘행복지수 교육’ (Gross National Happiness Education)

 

부탄은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 GNH)”을 국가 정책의 중심에 둔 세계 유일의 국가로, 교육 역시 이 철학에 기반합니다. 단순한 학업 성취보다 전인적 인간의 성장, 내면의 행복, 공동체 의식을 중심에 둡니다.

 

 

교육의 4가지 축 (Four Pillars of GNH Education)

  1. 지속 가능한 개발 –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
  2. 문화 보존 – 전통과 예술, 역사에 대한 존중
  3. 환경 보호 – 생태 윤리 교육
  4. 좋은 통치 – 시민의식과 공동체 참여

 

교실에서의 실제 적용

  • 명상과 호흡 중심의 마음챙김 시간
  • 협동 학습, 지역 사회 프로젝트, 쓰레기 줄이기 활동
  • 성적 경쟁 대신 자기 성찰, 봉사, 감정 표현력 평가
  • “잘했어”보다 “기분이 어땠어?” 같은 감정 중심 피드백

“행복은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
GNH 교육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행복에 대한 자기 인식, 타인과의 관계 맺기, 지구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을 배우도록 합니다.


핀란드의 놀이 중심 교육 (Play-Based Education in Finland)

핀란드는 세계에서 학업 성취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지만, 아이들은 만 7세가 될 때까지 정식 수업을 받지 않습니다. 그 전까지는 놀이와 일상 경험 중심의 교육을 받습니다.

 

* 주요 특징

  • 놀이 = 학습
    • 유치원과 초등 저학년은 하루 대부분을 실내·야외 놀이, 이야기, 탐구 활동으로 보냄
    • 교사는 ‘놀이 속에서의 학습’을 관찰하고 기록함
  • 경쟁 없는 환경
    • 성적표 없음, 시험 없음 (초등 6학년까지 거의 없음)
    • 친구 비교가 아닌 개별 성장 추적 중심
  •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
    • 교사는 석사학위 필수
    • 교육과정 설계와 수업 방식에 큰 자율 부여
  • 정서·사회적 발달 강조
    • 정기적인 감정 표현 수업(“오늘 기분은 어때?”)
    • 자연 속에서의 공동체 활동(눈 쌓인 숲 속에서 집단 놀이 등)

 실제 수업 예

 "숲 학교(forest school)"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이 나무 사이를 뛰어놀고, 눈 속에 발자국을 찍고, 작은 곤충을 관찰하며 질문을 나눕니다.
그 과정에서 과학, 언어, 감정, 협동, 문제 해결 능력이 유기적으로 길러집니다.


두 교육이 전해주는 공통 메시지

공통 가치  설명
감정 인식 행복, 화, 실망 등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존중함
놀이와 관계 놀이를 통해 스스로 배움과 관계를 형성함
경쟁보다 성숙 비교보다는 자기 성찰, 봉사, 공동체 감각 강조
자연과 함께 자연 속에서 살아있는 교육 실현

 

『The Mindful Parent』는 부모의 태도 변화뿐만 아니라, 아이가 자라나는 사회적 생태계 자체도 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부탄과 핀란드의 교육 사례는 이런 변화가 이미 실현 가능하다는 증거이며, 아이들이 더 행복하고 자비로운 존재로 자랄 수 있는 실질적인 시스템의 예입니다.


 우리는 어떤 아이를,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

Peterson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방식이 곧 세상을 만드는 방식이다.

 


우리가 더 공감하고, 더 천천히 기다려주고, 더 자주 눈을 마주치는 순간들. 그것이 평화롭고 건강한 사회를 향한 출발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평화를 원한다면, 아이를 키우는 방식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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