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oucleff, M. (2021). Hunt, gather, parent: What ancient cultures can teach us about the lost art of raising happy, helpful little humans. Avid Reader Press / Simon & Schuster.
오늘날 부모들은 유난히 외롭고 지쳐 있습니다. 수많은 육아 서적이 쏟아져 나오지만, 현실은 여전히 ‘떼쓰기 전쟁’, ‘통제와 반항의 악순환’, ‘아이와의 단절’로 힘들어하는 부모들로 가득합니다.
저자 미카엘린 두클레프(Michaeleen Doucleff) 역시 그런 부모 중 한 명이었습니다. 아이와의 갈등 속에서 지쳐 있던 그녀는 멕시코 마야 마을, 캐나다 북부 이누이트 공동체, 탄자니아 하지베 부족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TEAM Parenting이라 부를 수 있는 고대의 양육 지혜를 발견합니다.
TEAM Parenting이란?
TEAM은 네 가지 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 T – Togetherness (함께하기)
→ 고대의 사냥·채집 사회에서는 아이가 늘 어른과 함께 생활하며, 일상 속에서 배움이 일어났습니다. - E – Encouragement (격려하기)
→ 꾸짖거나 강제로 시키는 대신, 아이가 돕고 싶어 할 때 자연스럽게 격려하고 참여하게 했습니다. - A – Autonomy (자율성 존중하기)
→ 아이가 스스로 시도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었습니다. - M – Minimal Interference (최소한의 개입)
→ 부모가 지나치게 개입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경험과 공동체 속에서 아이가 배우도록 했습니다.
이 네 가지는 인류가 오랫동안 아이를 키우며 지켜온 기본 원리이며, 오늘날 고립된 부모들이 다시 회복해야 할 지혜입니다.
서구 양육 방식과의 대조
저자는 WEIRD (Western, Educated, Industrialized, Rich, Democratic) 사회의 양육은 역사적으로 병원 중심의 규율 및 일정 기반 양육 방식에서 기원한다고 지적합니다. ‘정해진 루틴 중심’, '너무 많은 장난감', '지속적인 간섭' 등은 아이의 본성적 학습과 성장에 장애가 된다는 비판도 제기합니다.
이러한 양육방식은 교류 대신 관리 중심의 양육으로 인해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싶어하는 욕구”가 억제된다고 경고합니다
* TEAM parenting과 WEIRD parenting 비교
| 구분 | TEAM Parenting (보편적·고대 양육) | WEIRD Parenting (현대 서구식 양육) |
| 핵심 원리 | Togetherness, Encouragement, Autonomy, Minimal interference | Control (통제) 중심 |
| 아이와의 관계 | 협력자, 팀의 일원 | 통제해야 하는 대상 |
| 일상 활동 | 집안일·생업에 자연스럽게 참여 (놀이=함께하기) | 놀이와 집안일을 분리 (“놀이는 부모가 제공”) |
| 훈육 방식 | 말보다 행동, 이야기·드라마 활용 | 지시, 설교, 협상, 체벌 |
| 감정 다루기 | 화내지 않고, 감정을 배우도록 격려 | 부모도 쉽게 화내고, 아이는 억제·복종 요구 |
| 자율성 | 아이가 시도하고 배우도록 기다림 | 부모가 정한 일정·규칙에 맞춰야 함 |
| 동기부여 | 스스로 돕고 싶게 만드는 기회 제공 | 칭찬, 보상, 벌로 동기부여 |
| 공동체 | 대가족·마을 전체가 함께 양육 | 핵가족 중심, 부모에게 과도한 부담 |
| 아이 발달 이해 | “아직 배우지 않았을 뿐” → 기다리고 지원 | “말 안 듣는다, 문제행동이다” → 교정 시도 |
| 결과 | 협력적, 책임감 있고 자신감 있는 아이 | 불안·저항·스트레스가 많은 아이 |
고대 문화가 알려주는 양육의 원리
1. 함께하기(Togetherness) – “놀이가 따로 없다”
두클레프는 마야 가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부모는 아이와 ‘놀아주는 법’을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저 일상 속 활동에 아이를 참여시키는 것이 곧 놀이입니다. 설거지를 같이 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빨래를 개는 것. 아이들은 어른의 일을 놀이로 받아들이며 자연스럽게 협력과 책임감을 배웁니다.
👉 부모가 억지로 재미있는 놀이를 찾아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아이는 이미 “함께 하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습니다.
2. 통제가 아닌 협력 – “아이를 복종시키는 게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로 대한다”
서구 양육 문화는 대개 ‘통제’를 중심으로 합니다. 헬리콥터 부모는 최대한 통제하고, 프리레인지 부모는 최소한만 통제합니다. 그러나 마야, 하지베, 이누이트 부모들은 통제라는 틀에서 벗어나 협력(cooperation)을 중심에 둡니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도움이 되고 싶어 할 때 기회를 주며, 때로는 돕지 않겠다고 할 때도 받아들입니다. 이런 경험은 아이를 팀의 일원으로 성장시키고, 장기적으로 스스로 돕는 아이로 자라게 합니다.
3. 연습의 힘 – “연습할 기회를 주세요”
아이를 돕는 아이로 키우는 비밀은 간단합니다. 작은 연습을 허용하는 것.
- 설거지를 하고 싶어 하면 허락하기
- 국자를 빼앗아 국을 저어보게 하기
- 청소기를 들고 카펫을 밀어보게 하기
물론 아이는 엉망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는 이를 투자로 봅니다. 오늘의 서툰 세 살 아이는, 시간이 흘러 능숙하게 집안일을 하는 아홉 살 아이로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4. 감정과 발달을 이해하기 – “아직 배우지 못했을 뿐”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거나 감정을 폭발시킬 때, 많은 부모는 ‘버릇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통 공동체의 부모들은 이렇게 이해합니다.
“그 아이는 아직 그 기술을 배우지 않았거나, 배울 준비가 안 되었을 뿐이다.”
즉, 화를 내거나 강제로 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부모의 역할은 감정을 조절하는 법, 협력하는 법을 차근차근 가르치는 것. 아이가 성숙해지는 속도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5. 말은 줄이고, 행동은 보여주기 – “적은 말, 적은 저항”
오늘날 부모는 아이와 지나치게 토론합니다.
- “점심으로 뭐 먹고 싶어?”
- “목욕할래, 말래?”
그러나 대부분의 전통 문화에서는 부모가 단순히 행동합니다. 엄마는 그냥 점심을 차리고, 아빠는 외투를 입고 나가며, 할머니는 욕조에 물을 받습니다.
말이 줄어들면 저항도 줄어듭니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상황을 따라가며, 집안은 훨씬 차분해집니다.
6. 확장된 가족의 힘 – “함께 키우는 공동체”
두클레프는 아이 양육에서 대가족의 해체가 불안과 우울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합니다.
전통 문화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삼촌, 형제자매가 모두 아이를 함께 돌봅니다. 이는 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아이에게 더 많은 사회적 모델을 제공합니다.
7. 부모의 자기 조절 – “아이보다 먼저 나를 다스리기”
책의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침착함을 모델링해야 합니다. 아이가 자기 감정을 조절하기를 기대하기 전에, 먼저 부모가 자기 상태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가 차분할 때, 아이는 자연스럽게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웁니다.
우리가 되찾아야 할 양육의 예술
『Hunt, Gather, Parent』는 우리가 잊어버린, 인류의 보편적이고 검증된 양육 지혜를 되돌려줍니다.
- 아이와 함께하기
- 통제 대신 협력
- 실수를 허용하는 연습
- 감정 발달을 이해하기
- 적은 말, 많은 행동
- 공동체의 힘
- 부모의 자기 조절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원칙들은, 오늘날 고립된 부모들에게 큰 위로와 새로운 길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아이를 복종하는 존재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동료이자 협력자로 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은 이미 수천 년 동안 인류가 걸어온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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