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ss, P. (2018). Alternative narratives in early childhood: An introduction for students and practitioners. Routledge.
영유아교육을 ‘투자’와 ‘효율성’의 시각에서 벗어나, 관계·윤리·민주성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자.
Peter Moss의 『Alternative Narratives in Early Childhood』가 제안하는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
왜 지금, ‘다른 이야기’가 필요할까?
우리는 흔히 영유아교육을 “아이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Peter Moss는 묻습니다.
“교육을 경제 논리로만 이해할 때,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그의 책 Alternative Narratives in Early Childhood는
‘효율·품질·성과’ 중심의 담론을 넘어,
교육을 관계·윤리·민주성의 장으로 회복하자고 제안합니다.
교육을 지배하는 두 가지 이야기
Moss는 오늘날의 교육을 움직이는 두 가지 지배 서사를 지적합니다.
- 시장 이야기(the story of markets)
→ 교육을 ‘상품’으로 보고, 경쟁과 선택으로 가득 찬 시장 논리로 이해 - 품질과 높은 수익 이야기(the story of quality & high returns)
→ 조기교육을 ‘투자’로 간주하며, 경제 성장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
그는 이렇게 경고합니다.
When we see education as investment, we stop seeing it as relationship.
교육을 투자로 보는 순간, 관계로서의 교육은 사라진다.
즉, 교육이 돈과 성과의 논리로만 평가될 때
‘아이와 교사,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점점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그는 이를 “대안이 없는 독재(the dictatorship of no alternative)”라고 부릅니다.
모두가 같은 길을 따라가야만 한다고 믿는 사회 속에서
‘다른 길’을 상상할 수 있는 용기를 되찾자는 것이죠.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 세상을 보는 눈의 전환
Moss는 말합니다.
“교육을 바꾸려면, 먼저 세상을 바라보는 눈부터 바꿔야 한다.”
Moss는 단순히 ‘교육 방법’을 바꾸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틀, 즉 패러다임(paradigm)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통적인 패러다임에서는
- 아이는 ‘성장 중인 존재’로,
- 교사는 ‘기술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 교육은 ‘측정 가능한 결과’를 내야 하는 시스템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대안적 패러다임에서는 이렇게 봅니다.
- 아이는 지금 이 순간의 시민이며,
- 교사는 공동의 의미를 만들어 가는 연구자이며,
- 교육은 관계와 탐구의 장입니다.
Moss는 푸코(Foucault), 들뢰즈(Deleuze), 포스트휴머니즘 같은 철학자들의 사유를 인용하며
“인간과 세계는 서로 얽혀 있으며, 관계 속에서 의미를 만든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관계적이고, 열린, 겸손한 교육의 관점을 보여줍니다.
교육은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행위다
Moss의 핵심 문장은 바로 이것입니다.
“영유아교육은 무엇보다도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실천이다.”
그는 교실의 배치, 하루 일과, 교사의 말 한마디까지도
모두 가치의 선택이자 권력의 작동 방식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을 던지죠.
- 우리는 아이를 통제하려 하는가, 아니면 함께 탐색하는가?
- 교사는 ‘지시를 따르는 기술자’인가, 아니면 ‘윤리적 주체’인가?
Moss는 교사가 다시금 윤리적 목소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무엇이 효율적인가?”보다 “무엇이 옳은가?”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는 점수를 올리는 방법이 아니라,
서로를 돌보는 인간을 키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 Peter Moss
레지오 에밀리아 – 살아 있는 대안 이야기
Moss는 이탈리아의 레지오 에밀리아(Reggio Emilia) 사례를 통해
‘다른 이야기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레지오 에밀리아의 유치원에서는
- 아이를 유능하고 창의적인 존재로 바라보고,
- 교사를 연구자이자 동료로 대하며,
- 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교육을 만들어 갑니다.
여기서는 결과보다 관계,
측정보다 상상,
지시보다 민주적 대화가 중심에 있습니다.
Moss는 이를 “지역의 문화적 프로젝트(local cultural project)”라고 부르며,
민주주의, 실험, 잠재성이 살아 있는 교육 모델로 소개합니다.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기
책의 마지막에서 Moss는 이렇게 말합니다.
“교육은 희망의 정치학, the politics of hope를 실천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그는 모든 교사와 부모, 정책 담당자에게
‘우리의 교육 이야기를 다시 써 내려가자’고 초대합니다.
한 가지 길만 있는 게 아니라,
수많은 이야기들이 공존하고 충돌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죠.
“교육은 민주주의를 매일 실험해보는 장소가 될 수 있다.”
함께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Alternative Narratives in Early Childhood는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철학적이고 깊이 사유를 요구하죠.
하지만 그만큼 희망이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Moss는 우리에게 정답을 주지 않습니다.
대신 “다르게 상상할 수 있는 용기”를 선물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 교육은 결과가 아니라 관계다.
- 교사는 기술자가 아니라 윤리적 존재다.
- 아이는 미래의 인간 자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시민이다.
만약 당신이 교사이거나, 부모이거나,
단지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사람이라면 —
이 책은 분명 당신에게 새로운 영감을 줄 것입니다.
이야기를 바꾸면,
영유아교육의 세상도 바뀐다.
– Peter Moss
이제는 우리 모두가
‘다른 이야기’를 쓰기 시작할 때인지도 모릅니다.
'Happy Paren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교육을 다시 상상하기: 『Karen Barad as Educator』로 본 관계적 배움의 철학 (1) | 2025.10.11 |
|---|---|
| 포스트휴먼 아이: 그림책을 통한 교육의 새로운 상상 (0) | 2025.10.10 |
| Hunt, Gather, Parent – 고대 문화에서 배우는 행복하고 협력적인 양육의 지혜 (0) | 2025.09.10 |
| 영유아교사의 웰빙이 곧 아이들의 웰빙이다 (1) | 2025.09.10 |
| 아이 감정폭발, 어떻게 해야 할까? – 《Tiny Humans, Big Emotions》으로 배우는 감정지능 육아법 (0) | 2025.08.06 |